2018년 말, 전 국민을 분노에 휩싸이게 만든 빚투 운동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수많은 연예인들이 빚을 갚지 않은 사실이 폭로되어 사회적 비난을 받았는데 그 스타트를 끊은 사람은 바로 래퍼 마이크로닷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수십 년 전에 동네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 잠적한 범죄자임이 드러난 것인데요.
1998년 충북 제천의 한 마을에 거주 중이었던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평소 절친하던 동네 주민들에게 수억 원의 돈을 빌렸습니다.
이후, 몇 개월이 지나고 돈을 갚기로 한 날이 다가오자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뉴질랜드로 야반 도주하였는데요.
피해자들은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로 인해 그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에 됐고 그 피해는 피해자들의 자녀들로까지 이어졌죠.
당시 신 씨 부부가 저지른 범죄 피해 규모가 얼마나 컸으면 지면 신문에 제천 지역의 낙농가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보도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건지 뉴질랜드로 도망간 마이크로닷 부모는 법망을 피해 현지에 정착하게 되는데요.
이후, 뉴질랜드의 한 식당을 오픈하며 성공하게 됐고 이들의 범죄 사실은 세월이 흘러 묻히게 되었죠.
그러나 남들에게 사기친 돈으로 키운 두 아들 마이크로닷과 산체스가 랩을 하겠다고 국내로 들어와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면서 덜미가 잡히고 말았습니다.
사실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힙합 신에서만 활동하던 초반만 해도 인지도가 거의 없는 수준에 가까웠는데요.
이때문에 피해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곳에 당시에 피해 사실을 장문의 글로 남겨도 큰 관심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마이크로닷이 래퍼 활동을 넘어 도시 어부, 나 혼자 산다 등 여러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TV만 틀면 사람 좋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마이크로닷을 보며 분노감을 느낀 피해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것인데요.
자연스럽게 폭로의 규모가 커지게 됐고 방송사들이 취재에 나서면서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행각이 공론화될 수 있었던 거죠.
신 씨 부부의 범죄 행각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자 경찰 측도 범죄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하였고 무려 인터폴에 적색 수배 공조 요청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한국으로 귀국함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 당했고 재판 끝에 마이크로닷의 아빠는 징역 3년 엄마는 징역 1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완전 범죄에 성공해 20년 넘게 뉴질랜드에서 호의호식하며 남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중년의 나이에 철창 신세를 지게 된 두 사람.
그러나 피해자들이 지난 세월 보내온 고통의 시간이 위로받기에는 형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