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0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기억하시나요?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지금의 손예진과 현빈을 커플로 이어준 드라마이기도 한데요.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재벌 2세 여주인공이 사고로 북한에 추락하면서 북한 장교 남자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절대 극비 로맨스를 그린 내용이었죠.

당시 드라마 자체는 재미있지만 스토리에 너무 현실성이 없다며 시청자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드라마 속 내용이 완전한 허구가 아닌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지난 2008년 대한민국의 한 여배우가 비슷한 일로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사랑의 불시착’의 집필을 맡은 작가 박지은은 이 사건을 접한 뒤 이를 드라마화하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랑의 불시착’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같은 사연의 주인공은 누구?
이 드라마 같은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정양입니다.
정양은 1998년 청바지 모델로 데뷔해 당대 섹시스타로 이름을 날리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섹시한 간호사 역할을 맡아 유명세를 탔으며, 2001년 그녀가 누드집을 발간했을 때는 오픈 하자마자 해당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정양은 지인들과 함께 인천에서 레저용 보트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상상황이 나빠지며 위치 파악이 안된 정양과 지인들은 연평도 북방한계선 인근까지 떠내려 갔는데요.

2시간 가량 서해상을 표류하던 정양의 보트는 결국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북한까지 넘어가고 맙니다.
길을 잃은 정양 무리가 한 해변의 사람에게 위치를 묻자 깡마른 주민이 억센 북한 사투리로 “날래 이리로 돌리시라요”라고 말하여 정양은 자신들이 월북한 사실을 알아챘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무장한 북한 경비함이 정양 배에 사격까지 감행했지만 천만 다행으로 맞진 않았고, 해양 경비청은 정양 일행에게 해를 등지고 빨리 도망가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습니다.
다행히 정양 보트사건은 사전 출항신고를 하지 않은 점에서만 과태료를 물고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하마터면 북한에 잡힐 뻔한 아찔한 사고였죠.

‘사랑의 불시착’의 작가는 정양사건을 접한 후 여자주인공이 배가 아닌 기체를 이용하여 북한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헬기와 경비행기, 패러글라이더 등 다양한 기체 후보군을 놓고 고민하던 중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무동력비행체인 패러글라이더는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사실을 알게되어 패러글라이더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패러글라이더로 인한 낙오사건으로 국경을 넘은 사건들은 종종 발생하고 있죠.
경남 함안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사람이 창원의 교도소 운동장 한가운데 불시착한 사건,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이스라엘 여성이 시리아 국경을 넘은 사건등을 토대로 ‘사랑의 불시착’은 기획되기 시작하여 11년이 지난 후 안방극장에서 선보이게 되었다고 하네요.

북한이 배경인만큼 작가는 아주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조사와 북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군관의 아내, 장마당상인, 꽃제비, 밀수꾼, 무역상 등 다양한 직업군은 탈북인들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북한의 생활상에 대한 조사로 탄생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드라마가 실제, 한 여배우의 일화로 탄생했다고 하니 더욱 실감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요.
한편, 사건의 주인공인 정양은 2012년 11월, 금융업에 종사하는 중국계 호주인과 결혼 후 아들 2명과 딸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결혼 이후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으며 현재는 사업가로도 활동하면서 호주 시드니에 거주중이며, 추후에도 복귀 할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