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도의 어느 감옥안,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50대 사형수는 하나뿐인 자신의 어린 딸의 손목을 쥐고 울었습니다.
“사랑하는 내 딸아 아버지가 일찍 가서 미안하다. 씩씩하고 바르게 자라서 부디 아빠처럼은 되지 않길 바란다..”
“아빠 어디가는데..? 다섯 밤만 자면 나온다고 했잖아 아빠…!”
마지막 면회 시간이 끝나고 억지로 간수들에게 끌려나가는 6살 소녀의 울부짖음에 끌어내는 간수와 아버지 모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끔찍하게도 가난했던 아버지는 6살 소녀의 생일을 앞두고 사형 집행을 받은 것에 통곡하였으나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감옥에는 긴 세월동안 내려온 특이한 전통이 있었는데 사형이 집행되는 날에는 어김없이 감옥에 설치 되어 있는 종을 새벽에 울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종소리를 신호로 삼아 사형수들의 사형을 집행하였는데요. 이를 알고 있던 사형수의 딸은 밤에 종을 치는 노인을 찾아갔습니다.
“할아버지 내일 아침에 제발 새벽종을 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종을 치면 우리 아버지가 죽게 되요.”
종지기 할아버지는 울부짖으며 자신에게 제발 종을 치지 말아달라고 비는 소녀의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위로를 건넬 수 밖에 없었는데요.
계속해서 종을 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소녀를 겨우 떼어내고 할아버지는 이른 아침 무거운 마음으로 종을 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에 맞춰 종을 치려던 할아버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줄을 흔들어도 종이 울리지 않는 것이었는데요.
종소리가 울리지 않자 사형 집행관이 달려와 함께 줄을 힘차게 흔들었으나 그래도 종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크게 이상이 생긴 것을 직감한 집행관과 종지기 할아버지는 종탑을 향해 급하게 뒤어 올라갔는데요.
종탑에 도착한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얼어 붙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종의 추에는 피투성이 되어 죽어있는 6살 소녀가 매달려 있었기 때문인데요.
소녀는 자신의 몸을 밧줄로 종추에 묶어 아무리 종이 부딪쳐도 소리가 나지 않도록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 사연은 삽시간에 온나라로 퍼지게 되었고 소녀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한 나머지 사형수는 형벌을 면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피투성이가 된 어린 딸을 부둥켜안고 슬피 우는 그 아버지의 처절한 모습은 보는 사람 모두를 함께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