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질병으로 불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눴던 추억을 천천히 모두 잃어버리기 때문이겠죠.
살면서 나눈 희로애락은 뒤섞여 서로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행복한 순간, 때론 가슴 저린 한때의 장면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 참 슬픈 일일 겁니다.
수백만 네티즌 울린 치매 엄마의 말 한 마디
작성자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씨의 엄마는 5년 전에 치매를 진단받고 이미 상당 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렸습니다.
자신의 나이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기가 돼 버린 엄마.

그런 엄마는 오래전 아이가 어렸을 적 있었던 아주 사소한 일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A씨가 전한 사연 전문입니다.
“오늘 대화하다가 장난으로 ‘엄마 나 크리스마스 때 뭐 사줄 거야’ 라고 물었다.
내가 어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레고가 갖고 싶었는데 시계를 받은 적이 있었거든, 그 때 시계 싫다고 떼 쓰면서 엄청 울었었다.
근데 오늘 엄마가 ‘OO이 시계 말고 레고 사줄게’ 이러더라.
밖에 나와서 10분 동안 엄청 울었다. 하소연할 곳이 여기밖에 없네.“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손에 쥐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 누구보다 원하셨을 겁니다.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 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 시절 엄마의 마음속에 콕 박혔었나 봅니다.
대화를 나누다 엄마는 그 시절 아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떠올려 냈고, 치매에 걸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도 자식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 만큼은 지워내지 않았습니다.
사연이 전해지자 많은 네티즌들이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특히 네티즌 중 한명은 “나도 뇌출혈 이후로 애기가 돼버린 울 엄마 집에서 몇 년 간 간병했었다.”며 공감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밥 먹이다가 너무 울화가 치밀어서 포크를 밥상에 던졌는데 튀면서 엄마 허벅지에 상처를 냈다. 외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왜 이렇게 됐냐’고 물어보니, 잘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벌레가 물었다’고 하시더라”며 “생각해보면 보내드렸던 날 보다 그날 훨씬 더 울었던 거 같다”고 전해 당시 사연을 보던 네티즌들을 두 번 울렸습니다.
다 잊어도 자식 만은 잊지 않는 것이 바로 부모의 사랑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