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활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명령을 내리는 곳으로 우리 신체를 이루는 장기 중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히죠.
의사들은 뇌의 활동이 멈춘 환자에게 사망 선고를 내리고, 우리 또한 뇌를 크게 다치면 정상적인 신체 활동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1980년 영국 셰필드대학교 재단 병원을 찾은 한 남성은 이러한 세간의 상식에 큰 충격을 안겼는데요.
머리가 이상해 병원에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머릿속에 뇌가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IQ 126이었던 명문대생 머리속에 뇌가 없었다
영국 잉글랜드 사우스요크셔주에 위치한 국립 셰필드대학교는 2022년 세계대학 순위에서 세계 95위, 영국 내 17위에 랭크될 정도의 명문 대학입니다.
지금까지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난 1980년 이 셰필드대학교에 다니던 20대 남학생 A 씨가 원인 모를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머리둘레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며 의사와 상담했고 뇌 CT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는데요.
신경정신과 의사 존 로버 교수는 A의 뇌 사진을 살펴보다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의 두개골 안에는 뇌가 없었고, 대신 뇌척수액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극도로 심한 뇌수종이었던 A의 뇌는 뇌척수액의 무게를 감안하더라도 300g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정상인의 뇌 무게 1500g의 5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사실상 뇌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죠.
그런데도 A의 지능은 지극히 정상적이었고, IQ는 평균보다 높은 126이나 됐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명문 셰필드대 수학과 재학생이었다는 점입니다.
존 로버 교수는 이런 사실을 동료 의사들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존 로버 교수는 A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고 판단, 추가로 뇌수종 환자 600명을 관찰했고, 그 결과 뇌의 95%가 비어있어 뇌가 없는 것이나 다름 없는 환자가 60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절반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고, 평균 IQ 역시 100 이상이었죠.
존 로버의 연구결과는 1980년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에 <당신의 뇌는 꼭 필요한가?>라는 제목으로 실렸으며, 이는 곧 학계에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캐나다의 신경과학자 존 앤드류 아머는 “뇌가 없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신경 세포가 뇌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심장이나 폐, 간 등 장기의 신경세포 안에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작은 뇌의 기능을 한다는 것인데요.
사람의 생활습관이나 습성, 관심분야 등 단편적인 기억이 신경세포에 저장돼 이것이 뇌의 기능(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아머는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뒤 전혀 다른 사람처럼 성격과 성향이 변한 사례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실제 48세 여성 클레어는 내성적인 채식주의자였으나 1988년 폐 이식을 받은 후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고기를 즐기기 시작했으며 자신에게 폐를 이식한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학자는 심리 상태의 변화 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했는데요.
일부는 남아있는 뇌가 사라진 뇌의 다른 기능까지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뇌수종 환자들의 사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흥미롭게 본 이야기
″배 속에 살아있는 장어가..” 변비 치료하려고 살아있는 장어를 항문에 집어넣은 남성에게 일어난 충격적인 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