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이라는 것은 때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가난으로 인해 꿈을 빼앗기는 경우인데요.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30대 여성 A씨는 어렸을때부터 교사를 꿈꿔왔고 지금도 교사로 일하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교사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믿고 나아갈 수 있게 조력자로서 학교를 넘어서 인생의 스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2년 전 A씨가 1학년의 담임을 맡았을 무렵, 유독 눈에 띄는 아이 혜정이가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트레이닝복 상의를 입고 허름한 가방을 멘 아이는 누가 봐도 가난해 보였습니다.
혜정이는 아무런 사교육도 받지 않았음에도 같은 학년의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는 다른 학생들을 제치고 항상 전교 1등을 하였는데요.
A씨는 항상 전교 1등을 하는 혜정이를 불러 어떻게 아무런 사교육을 받지 않고 1등을 하는지, 그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는데요.
놀랍게도 혜정이는 국가에 지원하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였고 그 마저도 술에 취한 아버지가 들어오면 시끄럽다며 공부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A씨는 열약한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혜정이가 기특하였고 남몰래 2년동안 필요한 참고서와 인터넷 강의 비용 등을 지원해주었는데요.
A씨의 지원과 혜정이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을까요? 혜정이는 수능시험에서 무려 1개를 틀리며 국내 최고 명문대라 불리는 S대에 합격하게 됩니다.

A씨 또한 이와 같은 소식에 혜정이를 끌어안고 축하한다며 인사를 나눴는데요. 그런데 다음 날, 혜정이의 부모님으로부터 청천벽락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혜정이의 부모님은 자신들은 아이의 등록금을 낼 돈도,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학비를 지원해줄 돈도 없으니 대학에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원래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바로 취업시킬 생각이었고 더이상의 공부는 자신들의 형편에서 사치라고 말했는데요.
A씨는 1학기 등록금은 자신이 부담할테니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야 한다고 사정했으나 대학에 보내지 않겠다는 혜정이 부모님의 입장은 완강했습니다.
알고 보니, 혜정이가 S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되면 부모인 자신들이 정부지원금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는데요.

겨우 저런 이유때문에 자녀의 빛나는 미래를 막는 부모가 A씨는 믿을 수가 없었으며 한심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무 힘도 없던 A씨는 혜정이가 대학을 포기하고 근처 공단에 취직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했습니다.
이 뒤로 A씨는 가난한 부모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가난을 벗어나려하지않고 자신의 이기심때문에 자식을 망치는 부모를 증오하게 된 것이죠.
A씨는 오늘도 말합니다. 제발 본인이 물질도 마음도 가난하다고 느낀다면 자식을 낳지말고 만약에 낳았다면 꿈을 뺏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