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의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A양은 갑자기 내리는 폭우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무덥고 쨍쨍한 햇볕에 비가 올거라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요.
게다가 금방 그칠줄 알았던 비는 귀가 길 내내 더욱 쏟아지기 시작했고 A양은 속옷까지 젖은채로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갔습니다.

A양이 한 대로변에 도착했을 무렵, 도로에 있던 자동차 한 대가 창문을 내리더니 갑자기 A양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 왜 비 맞고가?”
그러나 난생 처음 보는 낯선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말을 걸자 A양은 무서운 마음이 들었고 이내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갈 길을 재촉했는데요.
A양이 빠르게 걸어가자 뒤에서는 “야! 멈춰봐!” 하는 아저씨의 고함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A양이 뒤돌아보자 어느새 처음보는 아저씨는 차에서 내려 A양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요.

범상치않은 체격의 남성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A양은 어느새 겁에 질려 울 것만 같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성은 우연히 길에서 비를 쫄딱 맞고 걸어가는 A양이 안쓰러워 보였고 우산을 건내주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A양의 반응을 보고 낯선 남자가 갑자기 다가온다면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어린 여중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 것인데요.
우산만 던져놓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고서야 A양 역시 남성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고자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양은 우산을 집어든채로 다시 남성의 자동차까지 달려가 고맙다와 죄송하다는 인사를 반복했는데요.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호의와 진심을 확인하고 짧은 인연을 뒤로한 채 각자의 길로 헤어졌습니다.
호의를 베풀때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남성의 참된 인성과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바로 사과할 줄 아는 A양의 착한 심성이 돋보이는 사연이었는데요.
두 사람처럼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다보면 싸우고 다툴 일이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