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태원 일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휴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 빵집만이 문을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홀로 문을 연 빵집에 인근 상인들은 처음에는 의아해 했지만, 사정을 알고 나자 울컥하고 말았는데요.
과연 이 사장님은 왜 홀로 가게 문을 닫지 않고 있는 걸까요?
나 홀로 불 켜진 이태원의 한 빵집

지난 이태원 참사 당시 지역 가게들은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5일까지 휴업에 나서며 희생자를 추모하였습니다.
이들 가게는 대부분 휴업 안내문을 내걸었으며, 휴무에 동참하는 가게들은 100여곳에 이르렀는데요.
사고 현장 인근 빵집의 점주 오은희(42)씨 역시 휴업 안내문을 입구에 부착했지만, 가게 안에 사람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일반 손님들도 계속 들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오씨는 “죄송합니다. 오늘 영업 안 해요”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는데요.
이태원 참사 현장과 불과 240m 떨어져 있는 이 빵집은 현장에 있는 소방관과 구급대원, 경찰들을 상대로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가게 문을 연 것입니다.
카운터 앞에는 “소방관, 구급대원, 경찰분들께 커피 및 음료 제공”이라는 안내가 붙어 눈길을 끕니다.
“비용이 많이 나가지 않냐”는 질문에는 “일주일 정도 할 뿐이다.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태원에서 장사하는 업주 입장에서 이번 참사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고 당일 손님 한 분이 커피를 사러 오셨는데 소방관분들 드린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며 “그 이후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씨는 참사 당시의 상황도 들려줬는데요, 그는 “참사 현장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울음소리나 비명이 매장까지 들렸다. 부상자들이 저희 가게 앞쪽에 앉아서 구토하기도 했다”며
“사고가 난 시점에 경찰, 소방관분들이 출동하려 해도 사람들이 길을 안 비켜주니까 엄청 힘겨워했다. 노력을 많이 하셨는데 질책만 받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전했습니다.

오씨는 이 같은 선행을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11월 5일까지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는 어렵겠지만 이태원 상인들도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했습니다.
소식을 접한 많은 누리꾼은 찬사를 보냈는데요, “점주의 따뜻한 마음에 뭉클했다” “대단하다” “업주분들도 힘들텐데 감사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