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시흥에 살고 있는 최씨에게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이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동생은 어렸을때부터 부모님께 많은 관심속에 자랐습니다.
최씨는 그런 동생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항상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물론이며 동생에게 배려와 희생을 강요당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생으로 인해 장애인 형이라는 놀림을 받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동생의 존재 자체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최씨의 이런 마음은 성장할수록 더욱 커져갔으며 최씨는 자신의 유일한 치부가 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서른 초반의 청년이 된 최씨는 번듯한 직장과 함께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도 얻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마음이 따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배려가 많은 밝은 사람으로 매우 평판이 좋았고 최씨의 인생은 그렇게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최씨의 행복은 지인의 전화 한 통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던 지인이 최씨의 아내가 다른 남자의 팔짱을 낀 채 걷는 것을 본 사실을 최씨에게 전했기 때문입니다.

큰 충격을 받은 최씨였으나 아내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에 지인이 잘못봤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설마 하는 마음은 강한 믿음을 흔들리게 만들었고 아내의 모든 행동이 의심스러워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아내가 정확한 목적지를 말하지않고 외출하거나 귀가가 조금이라도 늦는 날에는 너무나도 초조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최씨가 혼자서 초조해하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결국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지인이 최씨의 아내가 카페에서 다른 남자와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해준 것인데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던 최씨는 아내가 있다는 카페로 급하게 달려갔고 그 곳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있던 남자는 치부라고 생각했던 최씨의 동생이었는데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림에 최씨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사실은 이랬습니다. 지적장애로 인해 정신연령이 초등학생에 머물러있던 최씨의 동생은 혼자서는 제대로 된 외출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때문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항상 함께 외출하거나 시간을 보냈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이가 들어 노쇠해진 어머니는 더이상 예전처럼 최씨의 동생을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동생을 매우 싫어하는 최씨에게 돌봐달라는 부탁을 할 수는 없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최씨의 동생을 스스로 챙겼던 것입니다.
성심이 착하고 배려심이 강한 아내가 최씨의 동생을 엄마같은 마음으로 품으며 최씨의 가족들 대신 돌봐준 것인데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씨는 이처럼 훌륭한 아내를 의심한 자신의 못난 모습이 너무 창피하고 미안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생을 치부라고 생각하고 애써 모른척하며 외면한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때문에 대신 고통을 짊어져야했던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일이 있게 된 후, 최씨는 더이상 동생을 모른척하며 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며 아내가 했던 대로 책임을 지고 보살피기로 마음 먹은 것입니다.
가족에 대한 배려로 최선을 다했던 아내의 고결한 행동이 남편의 많은 것을 변화시킨 아름다운 사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