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서 배운 대로”…심정지 행인 심폐소생술로 살린 중학생
경기 군포시 흥진중학교 3학년 학생이 귀갓길에 심정지로 쓰러져 있던 70대 할아버지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1일 교육청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 함주원 군은 지난 4일 오후 3시경 하굣길에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벤치에 쓰러져 있는 70대 할아버지를 발견했는데요.

입을 벌리고 축 늘어져 있는 할아버지 옆에는 할머니가 어쩔 줄을 모른 채 당황한 모습으로 서 있었죠.
이 모습을 본 함 군은 할아버지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정지임을 확인한 뒤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 방법을 떠올리며 한참 동안 땀을 흘리며 애쓴 덕분에 할아버지는 가쁜 숨을 “휴~~”하고 몰아쉬며 호흡을 되찾게 되었죠.
마침 근처를 지나던 같은 중학교 1학년 김소율, 박수빈, 조수은, 이수경, 권가경 학생도 함 군을 도와 할아버지를 살리고자 2팀으로 나눠 심장제세동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소율 양이 근처 어린이집에 있던 제세동기를 발견하고 제세동기 보관함을 주먹으로 깬 뒤 함 군에게 가져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손이 찢어져 피를 흘렸지만, 빨리 가져가 할아버지를 살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제세동기를 사용하기 전에 할아버지는 의식을 되찾아 119 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생들은 구급차가 올 때까지 할아버지 옆을 지켰고, 이송 후에도 지저분해진 현장을 정리하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함 군과 김 양 등 흥진중 학생 6명의 선행은 이 할아버지가 지난 10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학교에 전화를 걸어 감사함을 표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당시 상황을 묻는 교사들의 질문에 함 군은 “실제로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게 처음이라 두려움이 컸지만,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순심 흥진중 교감은 “함주원 군이 1학년 때 배운 심폐소생술 방법을 잘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어른들도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을 실천한 6명 학생 모두에게 학교장 명의로 모범상을 표창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