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30일, 호주 시드니의 마러브라 해변에서 놀던 소녀들이 모래 밑에 묻혀 있는 작은 여자 아기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아기의 나이는 약 12개월 전 후로 추정, 특별한 외상은 찾을 수 없었지만 누군가 이 작은 아기를 버리고 떠났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사실이었습니다.
한참 따뜻한 엄마 품에 안겨있어야 할 시기에 아기는 홀로 낯선 곳에서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사람들은 아기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기를 추모하기 위해 마러브라 해변을 찾았죠.
덕분에 아기의 시신이 발견된 모래사장은 꽃과 인형들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이 비극적인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자 경찰은 아기의 신원을 알아내려 모든 방법을 동원 했는데요.
하지만 끝내 아기의 이름도, 부모 신원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작은 아기는 이름도 가족도 없이 재가 되어 뿌려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죠.
바로 그 때 마러브라 해변 인근 마을에 살고있던 한 여성이 신문을 통해 이 사연을 접하게 됩니다.
여성의 이름은 필로메나,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돼요” 그녀는 남편 빌 그린에게 말했고, 부부는 이 가여운 아기의 사연을 모른 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부부는 이 아기를 입양하기로 합니다.
비록 지금은 아기가 세상을 떠나 얼굴을 볼 수도, 안아주지도 못하지만 말입니다.
부부는 경찰에 연락해 정식 입양 의사를 밝혔고, 경찰관은 흔쾌히 입양 절차를 도왔습니다.
그들은 이름 없던 아기를 위해 ‘릴리 그레이스’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릴리 그레이스의 장례식이 치러졌는데요.


장례식에는 필로메나와 그의 남편, 그리고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아기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은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하늘나라로 가는 길 마저 홀로 외로웠을 이 작은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되었죠.
세상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장례도 치르지 못할 뻔 했던 릴리 그레이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그녀는 세상에 영원히 기억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