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계를 책임지던 30대의 젊은 가장이 한순간에 불의의 사고로 인해 한순간에 하반신이 마비된다면 얼마나 막막할까요?
경기도 군포에 사는 최정호(가명)씨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 공장에서 근무했던 성실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궂은일에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밝은 모습을 보였고 이런 모습에 반한 2살 연하의 김주경(가명)씨와 결혼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정호씨는 결혼 3년만에 퇴근 중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하반신마비라는 청천벽락같은 판정을 받게 됩니다.
이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가정의 경제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어갔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느낀 최정호씨는 매일 술로 보내게 되는데요.
어쩔 수 없이 아내인 김주경씨가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지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정호씨의 정신은 날이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정호씨는 친구로부터 한 통의 충격적인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요. 아내인 김주경씨가 시내 모텔에 출입하는 것을 보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정호씨는 처음에 친구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있는 아내가 자신을 배신할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삶이 피폐해진 최정호씨는 친구의 말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결국 아내의 핸드폰에 몰래 위치추적어플을 설치하였습니다.
속으로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면 한없이 자신감이 추락했기 때문인데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루종일 위치추적어플을 살펴보던 최정호씨는 저녁이 되자 아내의 위치가 친구가 말했던 모텔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절망했습니다.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아내는 같은 모텔에 들려 밤 늦은 시간이 되서야 나왔고 집에 와서는 지친 말투로 지인을 만났다고 거짓말을 했는데요.

며칠이 지나고 최정호씨는 더이상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아내가 있는 모텔로 향했습니다. 모텔 카운터에서 최정호씨는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당장 나오라고 울부짖었습니다.
깜짝 놀란 모텔 주인이 최정호씨를 진정시키려했으나 이미 극도로 흥분한 최정호씨에게는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았는데요.
잠시 후, 무슨일인가 싶어 계단을 내려오는 아내의 모습을 본 최정호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내는 모텔 수건을 양손에 가득 들고 모텔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니까요.
사실 아내 김주경씨는 오랜 경력 단절로 인하여 회사에서 받는 급여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때문에 생계는 늘 쪼달리기 일쑤였는데요.
어쩔 수 없이 김주경씨는 아르바이트 중 시급이 높은 모텔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였고 매일 늦게 귀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최정호씨는 아내에게 너무나도 미안하고 자신의 모습이 못나보여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있는 아내를 자신이 더욱 힘들고 비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견디기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더는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2년의 시간이 지나고, 현재 최정호씨는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강사로 활동중에 있습니다.
그는 당시 그 사건을 두고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던 터닝포인트라고 말합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굳게 일어선 최정호씨와 김주경씨 부부에게 밝은 앞날이 함께 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