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를 잃고 산속 움막에서 홀로 지내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떡을 훔친 40대 남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 남성은 방앗간 주인과 경찰의 도움으로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는데요.
이 덕분에 남성은 헤어진 15년만에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8년간 움막 짓고 산에서 생활.. 너무 배가 고파 떡 훔쳐 달아나..
지난 3월 새벽 2시경 대전시 서구 주택가에 있는 떡집에 한 남성이 침입하는 모습이 녹화되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와 블랙박스 영상에서 떡집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동일한 남성이 대전시 서구의 한 시골 마을 시내버스 종점에서 내리는 모습을 확인하였는데요.
사건의 경위를 조사한 결과 작은 창문을 통해 떡집에 침입한 남성은 남성은 쌀 한 포대와 떡을 훔쳐 달아났다고 합니다.

이후 몇 시간 뒤 가게에 나온 주인은 가게의 떡과 쌀이 일부 사라진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범인을 잡기 위해 CCTV 영상을 조사한 경찰은 시내버스 블랙박스도 모두 분석해 남성이 서구의 한 시골 마을 버스 종점에서 내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종점 인근에 남성이 거주할 것이라 생각한 경찰은 주변 농가 주택 11가구를 모두 조사했지만, 남성을 찾지 못했는데요.
이때문에 경찰은 용의자가 산속이나 주위 야지에서 노숙 생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색을 실시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사건 11일 만인 지난달 16일, 경찰은 산속 움막에 숨어있는 남성 A 씨(45)를 발견했는데요.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와 움막에서 살게 된 경위를 조사했고 남성이 15년 전 일자리를 잃고 가족과 헤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일용직을 근근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신용불량자로 취업마저 어렵게 되자 원룸에서 나와 산속에 움막을 짓고 홀로 지내기 시작한 것이었죠.
남성은 8개월 동안 약초나 나물을 캐 먹고 살다가 배가 너무 고파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남성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경찰은 A씨의 신병처리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밤중 물건을 훔친 남성 A씨에게는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가 적용되는데 이는 징역 5년 이상의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A씨에게는 이번 범죄 말고는 다른 전과가 없었고 결국 경찰은 수차례 검찰과 논의해 A 씨에게 사회에 복귀할 기회를 마련해주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피해자인 떡집 주인 역시 A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용서해주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게다가 A씨가 일자리찾을 때까지 먹을 것도 지원하겠다고 전했는데요.

경찰은 해당 내용을 검찰에 전하며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도 ‘기소 유예’를 결정했습니다.
A 씨는 경찰과 함께 떡집 주인에게 큰절을 올리며 감사를 표했으며 형사들은 먹을 것을 사 들고 A 씨의 움막을 찾아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을 만난 A 씨는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는데요. 경찰이 수소문한 끝에 가족을 만난 A 씨는 어머니에게 큰절을 올리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충남 논산의 토마토농장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A 씨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자 직접 현장까지 찾아갔습니다.
성실하게 일한다고 다짐했으니 믿고 고용해달라는 부탁에 농장 주인은 흔쾌히 A 씨를 고용했다고 하네요.

A씨가 15년 전 일했던 전기 관련 업체는 경찰을 통해 그의 딱한 사정을 듣고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현재 A씨는 경찰과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2주 전부터 이 전기 관련 업체에서 다시 일하고 있는데요.
A 씨는 열심히 살고 꼭 사회에 보답하겠다며 자신의 새로운 일상을 전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죄를 지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사회로 돌아올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경찰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A씨는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 작은 원룸이라도 다시 마련하겠다며 아직도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