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처 다 피워보지도 못한 작은 생명이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른들은 74분 만에 세상을 떠난 이 작은 천사의 착한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장기기증자로 등재했는데요.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사건의 전말
1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지난주 태어난 지 74분 만에 숨을 거둔 ‘호프’라는 이름의 여자 아기의 부모가 아기의 신장과 간세포를 성인 환자에게 기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동부 서퍽 주 뉴마켓에 사는 아빠 드루 리와 엄마 에마 리 씨는 임신 13주 차에 남녀 이란성 쌍둥이 중 딸이 무뇌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무뇌증은 뇌가 없이 태어나는 선천성 기형으로, 무뇌증 아기의 대부분은 사산되거나 태어나더라고 30분~일주일 정도 밖에 살아남지 못합니다.
의사는 부부에게 낙태를 권유 했지만, 부부는 아이가 무의미하게 떠나는 걸 원하지 않아 수차례 고민 끝에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호프는 쌍둥이 오빠인 조시의 뒤를 이어 태어났고, 안타깝게도 74분 만에 숨을 거둡니다.
부부는 딸아이가 살아있는 74분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호프를 계속 품에 안았고, 숨을 거두자 눈을 감겨줬다고 합니다.
이후 의료진은 수술실에서 호프의 신장을 한 20대 여성에게 이식했고, 이 여성은 호프 덕분에 새 생명을 얻게 됐습니다.
또한 호프의 간세포는 냉동돼 간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입니다.

호프의 엄마 에마는 “내 딸이 여전히 다른 사람 안에 살아있다는 사실이 슬픔을 덜어준다”며 “딸은 74분 밖에 숨쉬지 못했지만, 평생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 내 딸이 영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호프의 아버지는 ‘기네스’의 증서를 받자 “증서가 들어 있는 편지를 받고 울었다”며 “호프는 74분밖에 살지 않았지만 세상에 흔적을 남겼고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