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사상구 괘법2차 한신아파트 경비원 67살 김영근 씨는 순찰 도중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바닥에 두툼한 목욕 가방이 떨어져 있었던 건데요.
가방을 주워 경비 초소에서 열어봤던 김 씨는 가방 속 내용물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됩니다.
사건의 전말

김 씨가 열어본 가방 속에는 1만원권과 5만원권이 뒤섞인 돈뭉치가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곧바로 인근 덕포파출소로 습득물 신고를 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목욕가방을 넘겼다는 김 씨. 세어보니 현금 1632만원이었습니다.
다행히 가방 안에는 주인의 연락처가 있었기에, 경찰은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온 주인에게 가방을 돌려줄 수 있었습니다.
가방의 주인은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아파트 입주민이었는데요,
경찰은 주인에게 사례 규정을 설명했고, 유실물 처리법에 따르면 분실한 현금의 5~20% 정도를 습득한 사람에게 사례비로 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방의 주인 역시 “꼭 사례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김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극구 사양했습니다.
‘유쾌한 실랑이’ 끝에 가방 주인은 그럼 고생하시는 경비원들을 위해 간식이라도 제공하겠다고 했고, 결국 컵라면 20박스(120개)를 주고 받게 됩니다.
훈훈한 소식을 전해들은 입주민들도 가만 있지 않았습니다.

1094세대 아파트 각 동 게시판에 김 씨의 미담글을 붙여 널리 알렸으며, 입주자대표회의를 열어 김 씨에게 상패와 부상도 주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 씨는 따끈한 컵라면을 동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그저 족하고 감사할 뿐이라고 답했다고 하네요.
경비원 김씨의 선행, 이번이 처음 아냐

놀랍게도 김 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그는 지난해 7월 경비원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33년간 택시를 몰았습니다.
30여 년 전 포니로 택시를 몰던 시절에 동래구 온천장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남성을 태웠고, 손님이 내린 이후 김 씨는 뒷좌석에서 검은색 지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지갑 안에는 수표를 포함해 총 2340만 3000원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김 씨는 곧장 김해공항 경찰에게 달려가 주인을 찾아 주었고, 지갑의 주인은 제주에서 사업을 하는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물건 대금을 받고 제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에다 지갑을 두고 내린 것이었죠.
이 남성은 김 씨의 손을 꼭 잡으며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에 찾아온 두 번의 현금 다발을 모두 주인에게 되찾아준 경비원 김 씨의 훈훈한 일화.
사례조차 바라지 않는 모습에서 그의 올곧은 신념이 느껴져 다시 한번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