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진 고속버스를 꼭 타야 하는 승객을 위해 순발력을 발휘한 기사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모친의 위독으로 긴박한 상황에 놓였던 승객은 이 고속버스 기사의 놀라운 행동으로 임종을 지킬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
지난 27일 오전 11시43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제가 더 마음이 급해지네요, 그래도 최대한 안전히’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고속버스 기사인 A씨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10시로 배차된 버스 운행을 위해 서울고속터미널 안성홈에서 대기중이었다.
그런데 한 아주머니가 승차장으로 급히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주머니는 A씨에게 “10시30분 차를 예매했지만 이 차를 꼭 타야 하는데 빈 자리가 있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버스 상황판을 통해 전좌석이 매진됐음을 확인한 A씨는 “일단은 매진이 된 상황인데 취소 좌석이 생길 경우 ‘당겨타기’로 탑승 가능하니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어머니가 쓰러졌는데 병원에서 의식 불명 상태다. 이 버스를 꼭 타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여성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A씨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자신 역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주머니에게 “일단 티켓을 잘 들고 기다려보시라”고 말하고 자신 역시 상황판을 지켜보며 취소표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A씨는 이 아주머니가 티켓이 완전히 찌그러질 정도로 쥐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조급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출발 3분 전이 됐다.
이 때까지 상황판을 지켜보던 A씨는 순간적으로 한 자리가 취소되는 것을 발견, 1초만에 아주머니의 티켓을 낚아채 버스에 올랐다.
A씨는 화면을 확인하자마자 왼손으로는 단말기의 당겨타기 버튼을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티켓을 최대한 팽팽하게 당겨 한 번에 스캔할 수 있도록 세팅한 뒤 티켓팅에 성공했다.
A씨가 “20번 자리에 앉으시면 된다”고 안내하자 아주머니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버스에 올랐다.
아주머니는 A씨에게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고 그는 “1시간 가량 걸리니 쉬고 계시라”고 답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A씨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버스에서 내려 자신을 기다리던 승용차를 탔다고 한다.

A씨는 “부디 기적이 일어나 아주머니가 모친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최악의 경우이지만, 임종 상황이라면 30분 앞당겨진 시간 만큼 모친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다고 멀어지는 승용차를 보며 기도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매우 좋은 일 하셨다”, “부디 아무 일 없으시길”, “일이 어찌되든 서로 다른 두 분 마음 모두가 참 아름답다”, “당신의 간절함이 그 분에게 기적의 씨앗이 되었을 거다. 참 잘하셨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