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5년 안정환의 어머니 안금량 씨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와 명동을 거닐다가 우연히 중학교 때 수학 선생님이었던 장 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는 명동 2층의 중국집에서 반가움을 나눴는데 그 이후 안금량 씨가 장 씨의 하숙집을 알아내 자주 들르면서 두 사람은 사랑의 감성이 싹 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교사였던 장 씨와 연애를 하던 안금량 씨는 20살의 나이로 안정환을 임신했는데요.


그러나 이후 두 사람이 결혼을 하려고 할 때 나이 차이가 10살 차이로 많은 데다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탓에 친정에서는 반대가 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집안의 반대가 심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동거를 시작했고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안정환이 태어나고 2년쯤 지나자 안정환의 아버지였던 장 씨가 폐암 판정을 받고 미처 손을 써볼 겨를도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안정환은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의 성 안씨를 따를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당시 호적상에도 어머니의 오빠인 외삼촌의 아들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어린 안정환은 아버지의 호적에도 오르지 못하는 바람에 혼외 자식이라 놀림 받으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요.
한편 2002년 월드컵 직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던 안정환은 몸값이 10배나 뛰며 선수 생활 최절정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2002년 10월에 그의 어머니 안금량 씨가 오랜 시간 수배를 피해 도피 생활을 하다 모텔 앞에서 검문을 받자 경찰을 차에 매단 채 그냥 달아나다가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당시 안정환의 어머니는 6건의 사기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배를 받던 상황이었는데요.
또한 도박장에서 함께 도박을 하던 일행 김 씨의 지갑에서 현금 10만 원 권과 신용카드 등을 훔친 뒤 달아나다 이를 갚으라고 다그치는 김 씨를 데려 폭행한 혐의까지 받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오랫동안 도망자 생활을 마감하고 결국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자 안정환의 어머니는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했는데요.
그리고 도망다니는 일이 너무 힘들어 한때 자수할 생각도 했으나 아들한테 닥칠 파장이 걱정돼 경찰서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밤에 잠드는 것이 무서워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심심풀이로 기웃거리던 화투판의 규모가 날로 커지자 노름에 더욱 깊게 빠져들었고 결국 이후에는 도박 자금을 빌리기 시작한 것인데요.


안정환의 어머니는 유명한 아들을 둔 덕분에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자책하면서 마음을 다잡아 먹으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으며 또한 그 빚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더니 끝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안정환의 어머니가 구치소에서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하면서 갇혀 있을 때 이번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자신이 끌려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그의 어머니는 혹시 빙의가 아닐까 하고 의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당시 안정환의 어머니는 구치소에서 묘심화 스님이 쓴 책 빙의를 본 후 책 내용에서 밝힌 빙의의 증상과 자신이 겪은 고통이 너무나 흡사해 출판사 관계자를 통해 스님에게 나도 빙의에 걸린 것 같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편지를 받은 스님조차도 빙의가 맞다면서 원인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즉 안정환의 아버지 때문이라며 남편의 천도제를 지내주었고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때부터는 예전과 달리 홀가분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안정환의 어머니는 남편의 천도제를 지내고 일주일 후 유치장에서 잠을 자다가 남편 꿈을 꿨고 꿈속에서 남편은 다정하게 웃으면서 이놈의 여편네 라는 말을 남긴 후 밝은 얼굴로 안씨를 쳐다보더니 홀연히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유치장 생활이 힘들었던지 못난 엄마인 데다가 지금 처지에선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태이지만 정환이가 마지막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호소했는데요.
그 결과 또다시 안정환이 4억 3천여만 원에 이르는 사채를 해결하면서 마침내 구속 1년 2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출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던 안정환의 어머니는 큰 오빠 즉 안정환의 삼촌이 가까이 다가가 풀려나게 되었다고 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출소 당시 안정환의 어머니는 아래와 같이 고백하였는데요.
‘정환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어미로서 사죄하고 싶고 아들의 명성에 먹칠 하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나도 속세를 잊고 불자의 길을 잘 걸어갈 것이다’
이처럼 안정환의 어머니가 속세를 떠나 더 이상은 안정환을 힘들게 하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예전에 저질러 놓은 일이 워낙 많았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시간이 흐른 2019년에도 안정환의 어머니의 빚투가 또 다시 발생하였는데요.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안정환이 고백하길 ‘낳아주신 어머니이지만 대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할머니와 옥탑방에서 살았다. 그래서 엄마와도 크게 인연이 없었고 언제 뵀는지도 기억도 안 난다 가난한 형편에 운동에만 전념했을 뿐’
고백 이후 안정환은 어머니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으며 현재는 어머니와 일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안정환은 가난한 어린 시절때문에 힘들었던 자신을 뒤돌아보며 항상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다정한 아버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앞으로는 과거의 슬픔을 뒤로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부디 많은 이들의 염원대로 아무 탈 없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좋은 연기 보여주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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