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각티슈(갑티슈) 주문 실수로 2천만원어치 추가 주문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경기도에서 일하는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글의 작성자는 갑티슈가 산처럼 쌓여있는 트럭 사진을 올리며 “모델하우스에 납품하려고 했던 것인데 직원이 실수로 너무 많은 양을 주문했다. 정말 미치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직원이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여 2000만원어치 물량이 왔다. 내 1년 생활비다”라고 말해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충격적인 소식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주문 실수한 직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그는 “아이 키우는 평범한 아주머니인데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며 “직원이 많이 미안해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망연자실한 사장님.. 곧이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홍보물로 제작된 터라 갑티슈 겉면엔 시공사와 시행사 등 정보가 인쇄되어 있어, 반품이나 재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장님은 “오래 보관할 곳도 없고, 평생 써도 다 못 쓸 곽(갑)티슈들이다. 정말 미치겠다”면서 “이걸 어쩌면 좋겠나요”라고 호소했습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사장님의 상황에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하며 “갑티슈에 케이스를 씌우는 오래된 모텔에 팔아보는 것은 어떠냐” “광고 정보가 적혀 있어도 상관없는 곳에서 중고 거래를 하는 것도 방법” 등의 잇단 아이디어를 댓글로 달아주었습니다.
그러다 일부 회원들 중에는 ‘갑티슈를 사주겠다’는 사람들도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사장님이 원가 6만원이었다는 한 박스를 절반 가격인 3만원에 팔겠다고 하자 가격을 더 받으라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자영업자인 사장님들이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하자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하루 만에 2000만원 상당의 갑티슈가 전부 판매된 것입니다.
갑티슈 구매에 동참했던 한 자영업자 A씨는 “지금 같은 힘든 상황에서 10만원을 손해 보는 것도 힘든데, 2000만원 손해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사장님께는 ‘힘내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사장님은 이날 하루에만 티슈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2000개 이상의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 기적 같은 일에 대해 “따뜻한 온기에 하루 종일 가슴 벅차고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잃게 된 돈보다 백배, 천배는 훨씬 귀중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한 실수한 직원에 대해서는 “차라리 못된 직원이면 속이라도 편했을 텐데 그 직원이 나빠서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직원도 많이 미안해 한다. 내가 그 입장이었어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해 많은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