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남성이 서울의 소형 식당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대량으로 주문하고 사라지는 등 ‘상습 노쇼’ 행각을 벌여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남성은 주로 사장이나 종업원이 혼자 근무하는 업체를 타깃으로 상습적으로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그 가운데 김밥집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B씨가 김밥 40줄을 포장해 달라고 한 뒤 약속 시각에 나타나지도 않고 입금해 준다던 돈도 보내지 않아 하루 치 매출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고 있던 사장님은 이 같은 일을 당하자 눈물까지 보이며 힘든 사정을 토로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피해를 본 김밥집에 오히려 더 많은 손님이 몰려 이른바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는 의미)’나고 있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단골들의 통 큰 응원에 ‘돈쭐’난 사장님
사건 보도 이후 단골들이 일부러 들러서 음식을 먹고 가고 응원도 해 주고 간다는 A씨, 특히 지난 27일에는 관내의 한 패션 회사에서 찾아와 김밥 200줄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혼자 운영하는 곳이라 1시간에 40줄밖에 말지 못하는데 200줄이나 말면 더운 날씨에 먼저 만든 김밥이 상할까 봐, 100줄만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패션 회사는 대량 주문을 하면서, 김밥을 찾아가기로 한 날짜보다 하루 앞서 먼저 결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는데요.

평소 김밥집을 이용하는 직원이 많아 보통 한 달 단위로 주문하고 월말에 계산하고는 했는데, 이번 만큼은 전날 전액을 결제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패션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밥집 사장님이 불안해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재료를 구매하기 전에 결제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그냥 응원이 아니라, 쫄면 한 그릇, 김밥 한 줄이라도 더 주문해 준다. 단골들이 일부러 들러서 응원도 해주고 같이 욕도 해 줘서 속이 다 시원하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충격적인 남성의 악행, 드디어 경찰에 잡히다

B씨는 A씨의 김밥집 외에도 꽃집, 카페, 중국 음식점 등 소형 음식점들을 돌아다니며 허위로 대량 주문을 한 뒤 사라지는 ‘상습 노쇼’ 행각을 벌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B씨는 다른 사람의 연락처를 자신의 연락처인 것처럼 거짓으로 남겨 놓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번호 도용 피해자 C씨는 “이런 전화가 한두 번이 아니다. 7년 넘게 이런 전화를 받았고, 많을 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왔다”라고 전해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경찰은 B씨가 주로 서울 강동구 지역을 돌아다니며 허위 주문을 한 것으로 보고 근처 CCTV 등을 추적해 B씨를 검거하였으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또한 검찰은 B 씨가 허위 주문을 통해 의도적으로 매장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 50대 남성 B 씨를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 했다고 밝혔습니다.